미국에서 중고차 팔기

맨하탄으로 집을 옮기기로 결정하여 차를 팔았다. 차를 파는 과정에 너무 삽질이 많이 들어갔기에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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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파는 절차는 아래처럼 크게 4단계다.

Step 1. 시세 알아보기

미국에는 중고차시세를 관리하는 메인 사이트(kbb.com)가 있다. 상단 메뉴에 있는 내 차는 얼마나 될까(What’s my current car worth?)를 클릭해서 모델, 연식, 마일리지, 동네 우편번호, 기능을 넣어라.

이후에 중고차 딜러에게 팔껀지(Trade In to a Dealer), 개인에게 팔껀지(Sell to a Private Party)를 결정하라고 한다. 당연히 개인거래의 가격이 딜러에게 넘기는 가격보다는 크다.
선택을 하면 그림처럼 4가지의 다른 가격(Excellent, Very Good, Good, Fair)이 나온다. 차의 상태에 따른 분류인데, 자신의 차가 어느 상태인지는 써져있는 설명을 기반으로 개인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kbb이외에 값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중고차 매매 온라인/오프라인 사이트인 carmax이다. (예약없이가능) 차를 가져가서 평가(appraisal)를 해달라고 하면 대략 30분동안 차를 살펴본다. 평가 기준은 엔진을 비롯한 차 내부 상태와, 외부에 상처가 있는지, 정품이 쓰였는지의 여부이다. 평가후에는 한장짜리 평가 리포트를 주고 7일동안 그 가격이 유효하니 다시 오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내 차 (Honda Civic Sedan 2008 LX, 43000 mileage) 의 kbb 가격은 Fair를 기준으로 개인거래 $10,300 (한주가 지났다고 아래 사진에는 $9,848로 떨어졌다), 딜러거래 $8,500이 나왔고, CarMax에서는 $7,000이 나왔다. 딜러에서 중고차를 매입할때에 가격을 후려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직접 경험을 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심했다. 당연히 개인거래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딜러의 거래가격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냥 바로 넘기고 끝이다.)
Step 2. 게시판에 올리기

다음 단계는 가격을 결정해서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다. 기준가격은 Step 1에서 알아봤지만, 자신의 차 상태와 실제 비슷한 차들이 얼마에 거래되는지를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올리는 것이 좋다. 나는 내가 팔 곳들인 조지아텍 한국인 게시판Craigslist에서 내 차와 비슷한 상태의 차들의 가격을 알아보고 가격을 정했다. 

내가 올린 가격은 $10,100이다. KBB의 Fair 가격을 기준으로 약간 낮게 잡았다. 차가 사고가 한번 있기에 (앞 범퍼가 찌그러지는 작은 사고였지만, 기록이 남았기에 값을 적게 받으리라 생각했다) Fair 상태라고 판단을 했고, 타이어는 곧 갈 시기가 되었기에 그 가격을 생각해서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만불이 아니라 백불을 붙인건 네고를 하면 깎아주기 위함이었다. 

참고로, 조지아텍 게시판은 Fair를 기준으로 너무 낮게 값이 올라오고, Craigslist에서는 Good을 기준으로 적당한 값이 올라왔다. (사족으로, 경험상 미국에서의 어떤 거래던 모르는 한국사람들과 하는게 가장 손해였다. 이번에도 한국인들은 값을 후려치려는 사람들/중고차상들만 많았다. 미국인이 차라리 적당한 값에 더 많은 정보를 주며 괜찮은 거래를 해줬다. 개인적인 경험이니 다른 사람들의 경험은 다를 수 있다.)

차를 팔기전에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좋다. 나는 최소한의 예의로 엔진오일을 갈고 기본적인 체크를 했다. 이때, 차 상태를 염려하여 외부의 스크래치를 고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어차피 구매자는 깎으려하니 아주 크게 후려칠 꺼리가 아니면 적당한 값을 책정해서 깎아주는 편이 좋다.

내가 올리는 매물이 매력적이려면 사진을 잘 찍고 자세히 써야 한다. 나는 맑은 날 비싼세차/왁스를 하고 H-mart의 주차장 공터에서 사진을 찍었다. 조지아텍 게시판과 Craigslist에는 사진과 함께, VIN number, 모델, 연식, 마일리지등을 적고 사고여부에 대해서 적었다. 

또한, 그 게시판 이외에도 광고를 했다. 학기초라서 학생들이 많이 찾을것이라 예상을 하고, 중국인들 신입생 QQ 단체톡방에 올렸다. 이게 대박이 쳐서 올리자마자 4시간만에 중국 신입생들 거의 10명에게 이메일을 받았다.

Step 3. 차 보여주기

차를 사는 것은 큰 돈을 넘기는 과정이다. 차를 보는 것과 사는 것이 하루에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에, 그 과정들을 다른 Step으로 나눴다.

게시판을 보고 연락이 오면 스케쥴링을 해야 한다. 차를 보러오면 상태를 보고, FireStone을 비롯한 자기들이 아는 정비소에가서 인스펙션을 받자고 할 수 있다. 또한, 테스트 드라이브를 하고 싶을 수도 있기에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나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고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무작정 시간이 되는대로 오라고 했다. 지난주 화요일 오후 5시에 올렸는데, 수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4명정도를 스케쥴링을 했다. 차를 시동만 걸어볼껀지, 테스트드라이브를 하고 정비소까지 가는건지를 미리 물어보고 넉넉히 시간을 잡아서 스케쥴을 했다.

수요일 아침에 보러온 중국인은 신입생 두명이었다. 한명은 미국에 온지 2주밖에 되지 않은 신참이고, 그 룸메이트는 미국온지 일년된 녀석이라서 차 사는걸 도와주러 따라왔다. 차의 겉면을 보고 만족을 했고, 테스트 드라이브를 하고 싶어했다. 학교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과정이 귀찮아 테스트 드라이브는 싫다고 했더니만 차가 너무 맘에 든다며 바로 오늘 돈을 주겠다면서 나가자고 했다. 테스트 드라이브도 했고 중국인 정비소에가서 차가 좋다는 얘기도 들었다.

돌아오는 과정에서는 차를 얼마에 팔지 언제 만나서 딜을 할지 결정을 했다. 당연히 타이어는 갈아야 하고, 중국인 정비소에서 브레이크 패드도 곧 갈아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그 구실들로 깎아주기는 해야했다. 기존의 올린 값에서 $500을 깎아준 $9,600을 받기로 했다. 이때가 수요일 아침이었고, 금요일 아침에 만나서 최종 거래를 하기로 했다.

Step 4. 차 넘기기

차를 넘길 때에 필요한 문서는 주마다 다르다. 조지아에서는 차등록증 (Title, 타이틀), 영수증 (Bill of Sale)이 필요하다. 타이틀의 뒷면에 사인하는 곳이 있는데 판매자와 구매자가 동시에 사인을 하면 되고, 영수증은 인터넷에서 받아서 작성하면 된다. 구매자는 세금을 내는데 그건 거래 후에 거래자가 레지스트레이션 오피스에서 알아서 내면 된다.
그림은 조지아주 타이틀 앞면이다. 주마다 타이틀은 다르게 생겼다.

돈을 주고 받는 과정도 특이하다. 현찰로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100짜리 지폐는 가짜가 많기에 보통 $20짜리 지폐로 달라고한다. 당연히 한 무더기가 된다. 아니면 머니오더를 달라고 해도 된다. 하지만, 개인 체크로 받는건 사기의 위험때문에 절대 안된다.

나는 그 중국인 아이들과 금요일 아침에 만났다. 우선 BoA 은행 지점으로 가서 그 아이가 $9,600짜리 머니오더를 만들었다. 레지스트레이션 오피스에서 타이틀을 넘기고 등록을 하면서 나에게 머니오더를 줄 예정이었다. 당연히 이렇게 쉽게 끝날줄 알았는데 … 아뿔사. 그 아이는 미국에 와서 면허도 안따고 차를 사려고 했다. 조지아법상으로 조지아 면허가 없으면 차를 살 수가 없기에 멘붕에 빠졌다. 

고민하면서 그 아이집으로 가서… carfax에서 내 차에 대한 기록을 뽑아보고, 타이틀이 안전한것임을 확인한 후에 돈을 받았다. 그 아이는 다음주에 면허를 따고 차 등록을 한다고 했는데, 잘했으리라 믿는다. 나 같은 경우는 정말 흔치 않겠지만 알아둬서 나쁠건 없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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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과정 곳곳에 숨겨져 있는 협상의 법칙이 있다. 차를 파는 기간동안 두번씩 생각해라.

Advice 1. 여유를 갖고 차를 넘겨라.

처음과정부터 마지막에 넘기는 과정까지 한달정도의 시간의 여유를 갖고 준비해서 팔기를 권장한다. 괜히 급박한 일정에 차를 팔려하면 엄청난 손해를 볼 수가 있다.

아는 아이의 형이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 바로 차를 팔아야 한다고 했다. 한인게시판에 올렸는데 그 시간내에 팔 수가 없어서, 어쩔수없이 중고차 딜러에 넘겨야만 했다. 당연히 수천불 손해를 봤다. 나도 같은 상황이었으면 $2,600 (= $9,600-$7,000) 손해를 봤을꺼다.

Advice 2.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라.

최대한 많이 알려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적게 연락이 오면 사는 사람에게 주도권이 가지만, 많은 연락이 오면 파는 사람에게 주도권이 간다.

당연히 차를 살때에는 다 네고를 하고 싶어한다. "이거 어떤어떤 이유로 깎아주세요?” 라고 할 때에, “네, 그러고 싶지만 당신은 지금 처음으로 보러온 구매자구요. 앞으로 보러올 사람이 10명이나 있습니다. 나는 당장은 제값을 받고 팔고 싶습니다.” 라고 말을 하면 된다. 실제로도 이런식으로 하다가 잘 안될 경우에는 나중 사람들에게 깎아주면 되는거고… 

나는 수요가 많을 기간에 (학기초), 많은 게시판에 올려서 (조지아텍 게시판, Craigslist, 중국인 QQ), 엄청나게 많은 요청을 받았다 (하루만에 15건이상). 전화와 이메일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주도권을 갖고 협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Advice 3. 넉넉하게 가격을 올리고 협상을 해라.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깎아야 기분이 좋다. 애초에 그 여유를 만들어둬서 사는 사람이 “싸게 샀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자.

나는 이 부분에서 실수를 했다. 애초에 넉넉히 올렸어야 하는데, 조지아텍 게시판의 게시물들을 보고 올린 것이 실수였다. 

Advice 4. 계약금을 받아라.

Step 3과 Step 4사이에 계약금을 받아둬라. 받지 않고 구매자가 변심을 할 경우에 난감해진다.

나는 수요가 많아서 당연히 그 아이가 살 것임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졸였다. 괜히 사서 맘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

Advice 5. 아는 사람에게 차를 넘기지 마라.

불변의 진리다. 중고차는 꼭 모르는 사람에게 팔아라. 너가 여태 잘타고 다녔어도 갑자기 언제 고장날지 모르는게 중고차다. 괜히 팔자마자 고장이 나면 좋은 소리 절대 못듣는다.

이번주 교회 목사님 예배중에 중고차 예제가 있었다. 애틀란타로 넘어와서 교인들과 교인들 아시는 분에게 차를 두번이나 사셨다고 했다. 두번다 금방 고장나서 폐차 (…) 아는 사람들에게 배신당해서 더 마음이 아프셨다고 했다. 사신 목사님은 피해를 보셨고, 파신 분은 괜히 나중에 예배에 오르내렸다. 아는 사람과 중고차 거래는 잘해야 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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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거래는 아는 만큼 받는다. 미리 잘 준비해서 비싸게 팔자.

+ 중고차를 "사는 방법"은 더 어렵다. 이 문서에서 다루지 못했다.

덧글

  • 김민장 2014/08/28 04:17 # 답글

    드디어 떠나는군. 나도 중고차 두 대 팔아봤지. 네 말대로 그냥 크랙리스트에서 개인 간 거래로 파는게 좋음. 한번은 막 이동네 온 인도친구, 한번은 여기서 쭉 산 베트남계 미국인. 근데 QQ 단톡방은 대박이네 ㅋㅋㅋ 어찌 그런 생각을.. 정말 시빅/어코드는 중고 팔기 편함. 나도 어코드는 아주 쉽게 팔았어. 2만불에 사서 7년/5.6만 마일차를 1.1만불에 팔았으니 대박이지. 참고로 CA는 중고차 살 때 세금 내야 함;;
  • Sangmin 2014/08/28 10:59 #

    이제 GA도 내요. 이놈들 너무 돈 뗘먹는듯요.
  • 독후감쓰자 2014/08/29 14:59 # 답글

    뉴욕에서는 어떤 차 사실겁니까?
  • Sangmin 2014/08/29 20:51 #

    맨하탄에서는 다 뚜벅이로 살아 ㅎㅎㅎ
  • 유학생 2015/06/12 04:17 # 삭제 답글

    저 질문이있는데요 타이틀에 판매자랑 구매자 두명다 싸인해야한다고하셨는데 어디 칸에 둘이 싸인하는거죠? 둘다 오너칸에 싸인하는건가요?? 그리고 중고차 팔고나서 세금은 거래자가 낸다고 하셨는데 이게 판매자인가요 구매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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